미국 시카고에서 2주를 보내고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가기 위해 우리는 비행기와 기차를 두고 고민하였다. 결국 2박 3일의 기차여행을 선택하였고 이 선택은 우리에게 매우 잘 한 선택이었다. 미국을 횡단하는 여행용 기차를 암트랙(Amtrack)이라고 한다. 암트랙은 여행용 기차를 운영하는 회사의 이름이다. 여러 개의 노선이 있으며 일부 노선을 제외하고는 침대칸, 일반좌석으로 구성되었고 기차 내 레스토랑과 카페, 샤워시설 등이 갖춰져 있다. 노선, 거리, 객실 유형에 따라 가격이 다르고 우리는 캘리포니아 제퍼(California Zephyr) 열차를 이용했으며 4인 가족(성인 2, 아이 2)인 우리는 2인 용 침대칸 2개를 예매하였다. 시카고에서 출발하여 샌프란시스코까지 가는 2박 3일(52시간 57분)의 일정이었다. 운임은 한화로 4,023,600원이며 이 가격에는 아동(2세~12세) 할인이 적용된 운임이다. 이 운임에는 아침, 점심, 저녁 각각 식사 가격이 포함되어 있다. 광활하고 때론 경이롭기까지 한 미국 대륙을 보고 싶다면 꼭 이용해 보라고 추천한다.
목차
1. 암트랙(Amtrack) 소개
2. 시카고 유니온 역에서 암트랙 탑승하기
3. 객실 컨디션과 비용
4. 식당 이용
5. 카페 이용
6. 암트랙의 명소, 옵저베이션 칸
7. 2박 3일의 기차가 에머리빌에 도착 후 암트랙 셔틀버스로 샌프란시스코 시내까지 운행
8. 미국여행에서 잊지 못할 암트랙 기차여행
1. 암트랙(Amtrack) 소개
암트랙(Amtrack)은 미국을 횡단하는 기차여행 용도의 국영기업의 이름이다. 암트랙이란 낱말은 American과 track의 합성어라고 한다. 암트랙에서 운영하는 노선은 500개 이상의 역을 정차할 정도로 노선의 수가 많고 미국 내 주요 도시를 연결하고 있다. 목적지는 같더라도 여러 노선이 있고 각 노선별로 통과하는 지역이 다르기 때문에 기차에서 볼 수 있는 경관 역시 다르다.
2. 시카고 유니온 역에서 암트랙 탑승하기
암트랙을 예매하면 탑승하기 몇 시간 전에 암트랙으로부터 탑승장소를 안내하는 메일이 온다. 시카고 유니온 역에서 출발할 경우 그레이트홀에서 기다리다가 탑승 호출을 하면 남쪽 출구로 가라는 등의 안내 메일이다.
다만 침대칸을 예매한 경우는 그레이트홀로 들어와서 "메트로폴린탄 라운지"를 찾아서 가면 라운지 내에서 편안한 소파와 간단한 다과 및 음료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메트로폴리탄 라운지 입구는 빨간색 카펫으로 깔려 있으니 주변을 돌아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혹시 찾지 못하면 보안 요원에게 표를 보여주고 물어보면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메트로폴리탄 라운지로 들어가면 안내 데스크에서 표를 확인하고 손목에 First Class라는 파란색 팔찌를 채워준다.
라운지 내에는 편안한 소파와 음료, 커피, 생수, 다과 등이 무료로 제공된다. 커피는 스타벅스 커피가 제공되며 냉장고 안에 있는 생수, 콜라, 주스 등 음료를 자유롭게 꺼내 먹을 수 있다. 정말 놀라웠다. 물론 내가 낸 요금에 다 포함되었겠지만 기분은 좋다.
열차에 탑승하러 나오라고 호출할 때 음료를 챙겨서 탑승하는 게 좋다.
열차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아이들은 편안하게 소파에서 동영상을 시청하고 있고, 우리는 라운지를 돌아보며 스낵바를 이용하였다. 처음 라운지에 들어가면 암트랙 직원이 저녁 식사는 몇 시에 할 것인지를 물어 미리 예약을 해준다. 우리는 저녁 식사의 가장 마지막 예약 타임인 7:30분에 하는 것으로 예약했다.
3. 객실 컨디션과 비용
암트랙의 객실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일반 좌석(couch라고 부름)과 침대칸(sleeper라고 부름)으로 구분된다. 침대칸의 경우는 2인용, 가족룸 등으로 다시 구분된다. 침대칸은 크기에 따라 가격이 올라간다. 가족룸이 제일 비싼데 객실 수가 소수임으로 예약할 때 금방 마감된다.
침대칸은 객실 내 싱크대와 욕실이 있는 칸과 없는 칸이 있다. 우리의 경우 공용 화장실을 사용하는 객실을 선택했다.
객실 내 화장실이 없어도 그다지 불편하지 않다. 침대칸이 있는 객차의 경우 각 객차에 공용 화장실이 갖춰져 있고 승무원이 수시로 관리하기 때문에 청결하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침대칸은 성인 2명이 잘 수 있는 침대칸의 경우 키 171cm 몸무게 63kg 남자가 눕기에 불함이 없을 정도의 길이이다. 대강 키 190cm 이하라면 성인 2명이 2인용 객실을 이용하는데 충분할 것이다.
창문에 커튼, 출입문에 커튼과 잠금장치가 되어 있기 때문에 프라이버시 보호가 된다. 열차 내 승무원이 자주 다니기 때문에 치안, 보안 등이 좋은 편인 것 같다. 대부분 문을 열어놓고 지내며 우리도 잠을 잘 때만 문을 닫고 지냈다.
객실 내에는 전원을 연결할 수 있는 콘센트가 있고 조명과 냉방 수준을 조정하는 장치 정도가 있다.
2인 객실은 2개의 좌석이 평탄화되어 1개의 침대가 된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객실 내 2층 침대로 펼쳐진다.
2층 침대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도 있으니 좀 비좁지만 편안한 잠자리가 마련된다.
폭신한 베게와 따듯하고 부드러운 극세사 담요가 준비되어 있어 밤에도 춥지 않다.
2인실의 또다른 유형인 배드룸의 경우는 우리가 이용한 2인실을 2개 합쳐놓은 크기보다 약간 크게 보였다. 세면대와 욕실이 룸 안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래 사진의 왼쪽이 소파배드이고 소파배드 머리 쪽이 펼쳐지는 2층 침대이다. 배드룸은 2인실이라는 사실. (비싸요~)
1) 프라이빗룸(침대칸) 객실 요금
암트랙의 예매는 홈페이지(https://www.amtrak.com)에서 할 수 있다. (1) 여행 출발역과 도착역을 입력한 후 (2) 날짜를 선택하고 (3) 열차 찾기를 클릭하면 해당 일에 탑승 가능한 여러 열차가 화면에 나온다. 우리는 이 중에서 캘리포니아 제퍼(california Zephyr)를 선택하였다.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제퍼 기차의 경우 코치석과 프라이빗룸만 있는데 가격차이가 상당하다. 아래 가격은 성인 2명, 아동 2명을 기준으로 표시된 가격이다.
프라이빗룸을 선택할 시 출발역에서의 라운지 무료이용, 열차 내 식사 제공, 열차 내 오전 10시까지 커피 무료제공, 생수 무료 제공, 베개와 담요 등이 제공된다.
프라이빗룸을 클릭하면 아래와 같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또 나오는데 4인 가족이 한 방에 들어가려면 패밀리룸으로 선택하면 된다. 그런데 패밀리룸의 경우 객실 수가 적어 대부분 금방 매진된다. 배드룸 경우 객실 내에 싱크대와 욕실이 있는 방(위 사진 참고)인데, 공용 화장실과 샤워실을 이용해도 충분함으로 굳이 배드룸을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비싸~)
4인 가족이 이용할 경우는 룸메트(ROOMETTE) 객실이 자동으로 2개가 선택된다. 단점은 2인실 2개가 최대한 가까운 쪽으로 붙여서 배정되는 세심함은 없다. 그냥 시스템 상에서 빈자리 랜덤으로 배정되는 듯하다.
아래는 우리 4인 가족이 실제 이용한 운임 영수증이다. Car 532, Car 540은 열차 객차 번호이며 번호만 보면 꽤 멀리 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바로 앞 객차이다. 대부분의 시간을 옵져베이션칸(observation)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지내기 때문에 방이 조금 떨어졌어도 큰 불편함은 없다.
12세 이하 아동까지는 성인의 절반에 해당하는 요금이다.
2) 코치칸(일반좌석)을 이용 시 참고할 점들
코치칸은 일반좌석으로 우리나라 KTX보다 훨씬 크고 넓다. 가격도 프라이빗룸에 비교한다면 매우 저렴하다. 아이들 없이 단거리 또는 1박 2일을 기차로 이동한다면 프라이빗룸보다 일반좌석을 이용하는 것이 가성비 측면에서 훨씬 좋다. 잠자는 것이 불편하지만 좌석이 넓고 발받침도 있기 때문에 편안하게 갈 수 있다.
미국 사람들이 키가 크고 덩치가 크기 때문인지 좌석이 비행기의 비즈니스석 넓이와 비슷하다. 창문 아래에 전원 콘센트도 설치되어 있다.
일반좌석을 이용할 경우는 식사가 미포함되었기 때문에 식사 시간에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식당칸에서 사 먹거나 1층 카페에서 간단한 햄버거와 음료수를 사 먹는다. 또 간단한 식사거리나 간식을 미리 사서 탑승하기도 한다. 어떤 승객은 케이크를 가지고 먹으며 가기도 했다.
열차가 전체가 2층 구조로 되어 있고 일반좌석 이용객은 화장실은 1층에 있어 화장실을 가려면 1층으로 내려가야 한다.
일반좌석에서 1박 이상의 여정을 계획한다면 (1) 밤에 덥고 잘 담요, (2) 밤에 숙면을 위해 귀마개, 눈 가리게, 목베개 등, (3) 간단한 스낵이나 식사대용 도시락 등이 필요할 것 같다. 낮 시간에는 옵저베이션 칸에서 풍경을 보며 지내도 됨으로 밤을 보낼 준비를 주로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단점으로는 여러 사람이 이용하고 객실 내에서 샌드위치나 햄버거 등을 먹기도 하기 때문에 객실 내 공기가 신선하지 않다. 냄새에 민감하신 분들은 마스크 등을 챙겨보는 것이 좋다.
3) 그외 수화물
우리는 4개의 수화물과 각자 백팩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짐이 많았다. 암트랙은 수화물의 크기가 제한되어 있지만 비행기 위탁수화물로 붙일 수 있는 크기와 무게라면 기차에 추가요금 없이 실을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큰 짐의 경우 추가요금이 발생한다.
큰 짐의 경우는 객차 1층 출입구에 적재할 수 있는 짐칸이 있다. 작은 짐의 경우 객실로 가지고 들어갈 수 있다.
4. 식당이용
열차 내 식당 칸은 2개의 객차가 사용된다. 프라이빗룸(침대칸 승객)을 구입한 승객에게는 운임에 포함되어 있음으로 아침, 점심, 저녁이 모두 제공된다. 아침과 점심은 이용시간 대에 이용하면 되지만 저녁의 경우는 이용시간을 미리 예약하여야 한다. 저녁시간을 예약하는 방법은 열차 내 객실에 앉아 있으면 방마다 승무원이 돌아다니면서 저녁 몇 시에 먹을 것인지 예약을 받으러 다닌다. 오후 5:30, 6:30, 7:30 타임이 있다. 우리는 맨 마지막 타임인 7:30타임에 먹었다.
주의할 것은 점심시간의 경우 1시에 끝나기 때문에 적어도 12시 30분 이전에 가서 주문해야 한다. 우리는 모르고 마지막 날 12시 57분에 갔는데 직원들이 살짝 당황해했고 우리도 미안해서 허겁지겁 먹게 되었다.
아침은 간단한 브런치, 점심은 햄버거류, 저녁은 스테이크나 파스타 등이 나오는데 아침과 저녁 메뉴가 맛있다. 특히 저녁에는 스테이크를 추천한다. 아침은 프렌치 토스트가 제일 맛있는 것 같다.
점심은 모든 메뉴가 느끼하니 음료를 주문 시 꼭 콜라를 드시길 추천한다.
(Tip!! ) 식사를 주문할 때 음료도 같이 주문할 수 있는데 음료를 비용 없이 추가할 수 있다. 우리는 식사 중에는 콜라를 먹고, 추가로 커피를 주문해서 식사 후 들고 나왔다.
식당을 이용한 후 팁을 얼마를 주어야 할까? 우리를 옆에 있던 노인분들을 슬쩍 보니 4인 식사 후 테이블에 6달러를 두고 가는 것을 보았다.
팁을 안 놓고 가는 손님들도 꽤 많았지만 우리는 식사 후 5달러씩 팁을 놓고 왔다. 여전히 미국의 팁 문화는 적응이 안 된다.
프라이빗룸을 이용하지 않는 일반좌석 승객도 식당을 이용할 수 있다. 이 경우 별도의 요금을 내면 된다. (카드 결제 가능)
5. 카페이용
열차 내 카페는 1층에 있는데 주로 음료와 간단한 다과 및 햄버거를 판다. 일반좌석 승객들이 주로 이용하게 된다.
카페 내 테이블이 있지만 대부분 카페에서 사서 객실이나 옵저베이션칸에서 풍경을 보면서 간단히 요기를 한다.
6. 암트랙의 명소, 옵저베이션(observation) 칸
암트랙 내 가장 좋은 명소는 바로 옵저베이션(observation)이라고 부르는 객차이다. 옵저베이션 칸에는 4인 테이블과 옆면으로 배열된 시트가 있고, 천정 일부가 유리로 되어 있어 여행하는 동안 주변 경관을 볼 수 있어 매우 좋은 공간이다.
실제 많은 승객들 대부분이 여기서 지낸다. 우리도 거의 여기에서 지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있기를 원하기 때문에 일정 시간이 되면 로테이션을 한다고 방송한다. 매일 그렇게 하지는 않고 2박 3일의 일정 중 2일째 되는 날 오전, 오후에 각 1회씩 로테이션을 하여 소수가 장기간 자리를 이용하는 것을 예방한다.
여기에 앉아 있으면 옆 테이블에 있는 노인분들이 말을 건다. 서로가 처음 만나는 외국인들끼리 스몰토크를 하면서 풍경도 보고 사진도 찍고 하니 "이 맛에 여행을 하나보다~" 하는 생각도 들었다.
7. 2박3일의 기차가 에머리빌에 도착 후 암트랙 셔틀버스로 샌프란시스코 시내까지 운행
샌프란시스코 제피 노선의 종착은 샌프란시스코이다. 그런데 열차는 에머리빌역까지만 운행한다. 하지만 걱정할 것 없다.
에머리빌역 승강장에 내리자마자 바로 맞은편에 에머리빌과 샌프란시스코 시내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대기하고 있으며 샌프란시스코행 티켓을 가진 승객이 모두 타야 출발한다. 버스에 탑승할 때도 열차표 QR코드를 확인한다.
버스는 샌프란시스코 시내 세일즈포스타워 앞에서 정차하여 모든 승객이 하차한다.
8. 미국여행에서 잊지 못할 암트랙 기차여행
시카고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암트랙을 이용한 2박 3일의 일정은 비용적인 측면에서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비싸고, 시간이 생명인 단기 여행에서 매우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편이다. 그러나 암트랙은 교통수단을 넘어 관광 상품이기도 하다.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는 풍경,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광활한 평야와 협곡들, 오묘하기까지 한 지형, 웅장한 대자연을 본다면 누구라도 정말 후회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더욱이 열차 안에는 인터넷도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풍경을 즐기면서 광활하고 경이롭기까지 한 미국 대륙에 몰입하게 된다. 이 조차도 미국 대륙의 일부분이라는 것이 더 놀랍다.
기차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우리의 에피소드가 아이들의 꿈과 비전으로 이어지고 우리의 시각이 한국을 넘어 글로벌을 향할 수 있기를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