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필리핀에서 한달 살기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서 그랩(Grab) 이용하기

by 꿈꾸는자가오는도다 2024. 2. 16.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여행하게 된다면 그랩(Grab) 어플은 필수로 설치해야 한다. Grab은 우리나라의 카카오택시와 배달의민족 앱을 합쳐놓은 것과 같다. 우리나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휴대폰을 손에 들고 다니는 것처럼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 사람들도 휴대폰을 대부분 손에서 놓질 않고 다닌다. 이제는 어린아이를 제외하면 디지털 콘텐츠의 소비자는 전 세계 사람들임을 실감하게 된다. 그랩은 단순히 택시를 부르는 어플에 그치지 않는다. 동남아시아를 꽉 잡고 있는 택시, 음식배달 등을 이용하는 통합 플랫폼이 되어가고 있다. 그랩을 이용할 때는 정확한 픽업 장소를 지정하는 것과 국가를 이동 시 현금/카드 자동결제 수단이 변경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에 유의하여야 한다. 내 경우에는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를 연달아 이동하며 그랩을 이용하였는데 국가가 달라질 때 결제수단이 변경되어 당혹스러움을 겪은 적이 있다. 

목차
1. 그랩(Grab)의 설치와 결제수단(지불방법) 등록
2. 방문 국가를 옮길 때 유의해야 할 점
3. 그랩을 이용할 때 탑승 지점 설정에 유의하기
4. 동남아 시장을 꽉 잡고 있는 Grab

1. 그랩(Grab)의 설치와 결제수단(지불방법) 등록

그랩(Grab)은 사실 택시를 부를 어플에서 이제는 택시와 구별되는 "그랩(Grab)"이라는 고유명사가 될 정도로 확장된 교통, 음식, 금융 등 서비스 플랫폼이다. 10년 전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 왔을 때도 그랩 어플이 이용되고 있었지만 차량 연결이나 호출이 목적이고 그나마도 호출이 원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정말 동남아시아를 여행할 시 꼭 필요한 어플이 되었다. 

 

그랩을 설치 후 호출할 때에는 목적지와 출발점을 입력하고 나면 인근에 운행하고 있는 가장 가까운 그랩 차량을 호출하는 JustGrab, 4인석 차량을 호출하는 GrabCar 4-seater,  6인석 차량을 호출하는 GrabCar 6-seater 등 선택 목록이 나온다. 나의 경험에 따르면 JustGrab과 GrabCar 4-seater의 경우 차량의 크기는 거의 유사하지만 JustGrab의 경우 차량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던 적이 있다. 가령 차량 앞면에 번호판이 없던가(우리나라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차량 내부 시트 청결 수준이 불량하다든지, 이 차량 기사가 정식 등록된 그랩 기사인지 의심이 된다던지 등이다. 한편 GrabCar 4-seater로 호출할 경우는 차량 상태도 매우 좋다. 아래 사진에서 GrabCar 4-seater 표기 아래에 있는 Vios, City & others는 차량 모델명이다. 나의 경우 처음에는 지인들의 추천에 따라 다소 가격이 높아도 GrabCar 4-seater 표기 차량만 호출했었지만 이제는 그냥 JustGrab을 이용한다. 

 

그랩을 통해 차량을 호출할 때, 아래 사진 하단에 형광색으로 표기된 부분인 카드 결제 수단이 등록되어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VISA 숫자**" 등으로 표기되었다면 지불방식이 카드라는 것이며 호출 시 바로 결제가 된다. 만약 호출 한 후 차량 예약을 취소할 경우는 신속하게 취소를 해야 한다. 인근에 있는 그랩 차량이 이미 출발지 부근에 와있거나 인접해서 도착 중이라면 "No Show" 요금이 발생한다. 특히 인터넷 통신 환경이 불안정한 지역이나 구역에 있다면 유의하여야 한다. 나는 인터넷 통신이 불안정한 지역에서 호출을 한 적이 있는데 통신이 불안정하여 호출했다가 취소하고 다른 교통편을 이용했는데, 나중에 "No Show" 수수료가 부과되었다. 필리핀 페소로 50페소가 부과되었으니 한화로 약 1,200원 수준이다.

아래 사진의 형광 친 부분에 "현금"으로 표기되어 있으면 그랩을 호출 시 현금으로 지불해야 한다. 

그랩 이용 시 꼭 확인해야 하는 화면 메뉴

 

그랩을 처음 설치한 후 결제수단을 등록하지 않으면 이용할 수가 없다. 따라서 그랩을 처음 이용할 때는 결제수단을 등록해야 하는데 이 경우 트래블월렛카드 또는 카카오페이로 등록할 것을 추천한다.

많은 블로그에서는 그랩 어플을 한국에서 설치를 하고 카드등록을 한국에서 하기를 권장하고 있다. 나의 경우는 어플만 한국에서 설치하고 결제수단 등록은 필리핀 현지에서 카드로 했다. 인터넷 통신이 되는 곳이라면 현지 심카드가 없어도 카드 등록이 가능하다. 또한 카카오페이로도 등록을 할 수 있다. 

나는 결제수단 등록을 현대카드로 했다가 이후 카카오페이로 변경을 했다. 처음에 신용카드로 등록을 했는데, 결제가 이루어진 후 카드사 어플을 통해 결제내역 알림이 오는데 카드수수료가 얼마나 나가는지, 적용 환율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알 수없고, 어플의 해외 접속 오류 등이 있어서 결제 내역을 확인하는데 불편하다.

반면 카카오페이로 등록을 하니 결제가 되는 내용(환율, 수수료, 금액 등)이 자세히 카톡 알림으로 보내주니 매우 편리하다. 카카오페이 외에도 카드를 등록한다면 트래블월렛카드를 추천한다. 하지만, 트래블월렛카드로 등록 후 받은 그랩 이용 내역과 카카오페이로 등록하여 이용한 내역을 비교하여 보면 카카오페이로 등록하는 것이 좀더 좋은 정보를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아래 그림 참조).

카카오페이로 그랩 지불 방법 등록 후 사용 알림 톡
트래블월렛카드의 그랩 이용 결제 알림 내역

 

 

결제수단을 등록/변경하는 절차는 그랩 앱의 왼쪽 하단 "계정-지불방법" 탭에 들어가면 결제수단을 등록/변경할 수 있다. 

그랩에서 지불방법 설정
카카오페이로 지불방법 설정하기

2. 방문 국가를 옮길 때 유의해야 할 점

필리핀에서 그랩을 한 달 동안 유용하게 이용하다가 싱가포르로 이동하게 되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그랩을 호출하면서 국가를 이동할 시 그랩 사용에 중요한 유의사항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것은 국가와 국가를 이동하게 되면 그랩에 자동결제수단으로 등록된 카카오페이는 해제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필리핀에서 그랩을 이용 시 결제수단을 카카오페이로 등록을 했다. 필리핀에서 자주 그랩을 이용하다 보니 싱가포르에 도착했을 때 역시 그랩을 통해 차량을 호출했다. 차량에 탑승 후 스몰머니로 이용료를 지불할 것을 요청하는 기사와 대화하다가 나의 그랩 어플에 필리핀에서 자동결제로 등록된 카카오페이가 해제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를 모르는 상태에서 현금지불의 차량을 호출한 것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현금 없이 목적지까지 기사에게 양해를 구하고 목적지 인근 ATM에서 현금을 인출하여 차량 이용 지불금액 외에 나 때문에 소요된 시간에 대한 대가로 약 7달러(한화 7,000원)를 더 지불했다.

 

이후 말레이시아에서 그랩을 이용할 시 알게 된 것이 필리핀에서 카카오페이를 중계하는 기업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서 카카오페이를 중계하는 기업이 다르기 때문에 국가를 이동할 시 카카오페이는 자동결제 수단 등록에서 해지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다시 카카오페이로 결제수단을 등록을 했다. 

따라서 그랩에 카카오페이로 결제수단을 등록했다면 국가를 옮길 때 꼭 재등록을 하고, 결제수단 등록이 되었는지 확인 후 호출하여야 한다. 

여러 국가를 다닌다면 카카오페이보다는 트래블월렛카드를 결제수단으로 등록하는 것이 오히려 유사시(로밍이나 유심 교체 등 통신 환경 전환 시)에 더 안정적으로 그랩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아래 사진을 보면 필리핀에서 그랩에 지불방법으로 등록한 카카오페이의 구매처가 PH Inc로 나와있지만, 말레이시아에서는 SDN. BHD로 표기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SDN. BHD는 말레이시아의 비상장기업을 의미한다고 한다. 

필리핀에서 그랩에 등록한 카카오페이 화면
말레이시아에서 그랩에 등록한 카카오페이 화면

3. 그랩을 이용할 때 탑승 지점 설정에 유의하기

그랩을 이용할 시 출발지의 설정에 유의해야 하는 것도 미리 알아두어야 한다. 

필리핀의 경우 그랩 차량 등도 따로 정류장이나 탑승가능한 구역으로 이동 없이 길거리 어느 곳에서도 호출할 수 있다.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에서 느낀 것이지만 필리핀은 그랩을 호출할 시 의외로 현재 위치가 탑승위치로 지정이 잘 된다.

 

하지만 싱가포르의 경우 아무데나 그랩이나 택시 등이 정차하여 탑승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탑승 가능한 구역으로 이동을 해야 한다. 호텔 앞이나 주요 관광지 등에서는 그랩을 호출하여 탑승지점을 그랩 앱 상에서 쉽게 지정할 수 있지만 그 외의 도로변 등에서는 그랩 탑승이 가능한 승강장 등 주요 지점으로 이동해야 한다. 물론 탑승 가능 지점이 많아서 크게 불편함이 없지만 문제는 호출할 시 자신의 위치를 잘 보고 호출하여야 한다. 

 

말레이시아의 경우도 현재 위치에서 그랩을 호출하면 현재 위치 그대로 탑승위치로 지정이 안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그랩을 호출 할 시 현재 위치를 꼭 확인하여 탑승지점을 지도상에 지정하거나 현 위치 입력창에 입력할 필요가 있는지를 살펴보고 호출해야 한다. 나의 경우는 싱가포르 창의공항에서는 공항 출입구가 잘못 지정되어 차량을 찾다가 기사 대기 수수료 S$3를 지불해야 했고, 말레이시아에서는 아파트에서 호출하였지만 탑승 포인트가 인근 맥도널드 앞으로 설정되어 기사에게 메시지를 보내서 출발지를 변경한 적이 있다. 특히, 공항에서는 공항 출구 위치나 출구 번호를 미리 숙지한 후 그랩을 호출해야 할 것을 꼭 기억하자. 

일반적으로 목적지 설정에만 주의를 기울이다 보니 출발지점 설정에 소홀히 하여 그랩 호출 시간이 길어지거나 대기 수수료를 내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 같다. 

4. 동남아 시장을 꽉 잡고 있는 Grab

그랩은 단순히 차량을 이용하는 것에만 멈추지 않고 음식배달 등 일상생활에 매우 유용한 플랫폼이라는 것을 새롭게 느끼게 되었다. 그랩을 이용할 때 가장 편리한 것은 카카오페이이지만 국가 간 이동을 고려하면 트래블월렛카드를 자동결제 수단으로 등록할 것을 추천한다. 카카오페이로 등록하면 매일 변동되는 환율이 반영되는 결과까지도 함께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으로는 국가 간 이동 시 자동결제가 해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랩을 이용 시 탑승포인트를 유의하여 호출하는 것도 잘 챙겨야 하는 유의사항이다.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를 거치면서 Grab을 이용해 보니 정말 동남아시아를 꽉 잡고 있는 플랫폼이다. 더욱이 현지인보다는 여행객 등 외국인에게 더 유용하게 활용되다 보니 가격에 따른 서비스의 적정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것 같다. 가령 미리 거리정보와 요금, 차량 정보를 제시하고 그랩 앱을 통해서 차량, 기사 등에 대한 피드백을 제시할 수 있고, 환불 등의 요청사항의 경우 그랩과 연결된 개별 사업자가 아닌 그랩 본사 차원에서 처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정말 대단한 플랫폼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