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 온지 이제 꼭 1주일이 되었다. 우리는 쿠알라룸프루 부킷빈탕이란 지역에 있다. 부킷빈탕(Bukit Bintang)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주요 중심 번화가 지역, 상업 지역, 엔터테인먼트 지역이다. 우리는 한달살기를 위해 말레이시아에 왔으며 이곳 부킷빈탕에서 나와 가족을 위한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우리는 라라포트 인근에 있는 Robertson이라는 레지던스에 10일 동안 지낼 예정이다. Robertson Residence 인근에는 걸어서 15분 거리에 LaLaPort, 버자야 타임스퀘어, 랏10, 파빌리온 등이 있어 지내기에 매우 편리한 위치이다. 한국 삶에 지쳐서 쉼을 위해 큰 결심으로 왔지만 아이들과 한달을 지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매일 매일 할일, 가볼 곳을 정하고 찾아가는 것이 보통 일은 아니다. 그래서 우리와 같은 분들을 위해 작고 평범한 우리의 일상을 소개하고자 한다. |
1. 라라포트(LaLaport) 내 고양이 카페 "COO&RIKU 내 Puchi Marry"
라라포트(LaLaport)란 부킷빈탕 중심에 있는 초대형 쇼핑몰로 2022년부터 운영되는 곳이다. 라라포트는 일본기업에서 건설한 일본식 대형 몰이다. 매우 크고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어 우리도 하나씩 알아가는 중이다.
아이들과 하루를 보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이들과 며칠을 계속 함께 지내면서 어린이집 선생님,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어렵고,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을 하시는지 새삼 느끼고 있다. 가족이 한 달 살기로 온다면 어른들은 쿠알라룸프르 생활에 대한 많은 기대와 쉼을 생각하고 있겠지만 아이들의 입장에서 한국에서 느끼는 재미있는 일과 쿠알라룸프르에서 느끼는 재미있는 일이 결국 같은 수준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데는 이틀도 채 걸리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쿠알라룸푸르에서 가고 싶은 곳들을 표기해 보라고 목록을 주니 "고양이 카페"가 1순위로 나왔다.
우리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라라포트에 있는 고양이 카페를 방문하였다.
고양이 카페 이름은 COO&RIKU라는 곳이고 펫 삽 내 Puchi Marry Cat Cafe로 라라포트 4층에 입점하고 있으며 카페 규모가 매우 크다. 고양이 카페이면서 고양이를 기르기 위한 각종 용품 등을 파는 PET Shop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카페이니 음료도 팔고 있는데 아메리카노는 없다.
*TMI: 여기는 카페나 음료를 파는 가게에서 우리나라처럼 아메리카노를 모두 팔지는 않는다. 그래서 아메리카노가 마시고 싶을 땐 아메리카노를 파는 가게를 찾아다녀야 한다.
2. 고양이 카페 이용시간은 30분 30RM, 온종일 이용권 요금은 70RM
고양이 카페 이용 시간은 1인당 30분에 30링깃(한화 약 8,700원), 온종일이용권(One day pass)은 70링깃(한화 약 20,300원)이다. 우리는 나와 딸 두 명이 온종일이용권으로 들어왔으니 총 60,900원을 지출한 셈이다. 그러니 한번 들어오면 몇 시간은 있어야 한다. 아내는 라라포트를 둘러본다며 갔으니 아이들을 고양이 카페에 두고 쇼핑을 다니기에 적당한 가격정책인 것 같다.
고양이의 환심을 사기 위한 먹이는 9RM인데, 이곳 물가를 생각하면 상당히 비싼 편이다. 내용도 한국 고양이 카페에서 판매하는 짜서 주는 참치 같은 것이다. 지금 마시고 있는 아메리카노가 7.5RM임을 고려하면 고양이 간식거리가 생활 물가에 비해 매우 비싼 편이다. 참고로 여기 쿠알라룸프르 부킷빈탕의 물가는 한국의 2/3 정도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이곳 COO&RIKU 고양이 카페는 외부 음식 반입은 안된다. 그러나 카페 매장 내 아메리카노가 없다고 해서 쇼핑몰 내 다른 매장에 가서 아메리카노 하나를 사서 가지고 들어왔다. 카페에 입장한 이후에도 밖에 왔다 갔다 다닐 수 있고, 커피와 같은 작은 음료 정도는 반입이 가능하다. 온종일이용권의 경우 식사를 위해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도 된다.
3. 상당히 넓은 공간과 인간 친화적인 고양이
한국에서도 몇 번의 고양이 카페를 다녀봤지만 여기만큼 크고 넓은 곳은 보질 못했다. 공간이 매우 잘 구성되어 있고 노트북을 들고 작업 등을 할 수 있도록 테이블 밑에 콘센트도 설비되어 있다. 아빠와 딸 둘이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카페 내부에는 고양이들의 놀이를 위한 시설물과 이용객을 위한 편의시설이 비교적 덜 조화롭게 구성되어 있다. 한국에 있는 고양이 카페의 경우 사람보다는 고양이에게 친화적인 시설물이나 기구를 설치하지만 여기는 사람에게 더 친화적인 가구와 시설물의 구성인 것 같다. 고양이들이 이용하는 시설물과 사람들이 앉아서 이용하는 시설물과 큰 구분이 없다 보니 고양이들에겐 다소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고양이들은 사람을 매우 잘 따른다. 가까이 다가가 만져도 가만히 있고 테이블에서 커피를 마시며 노트북을 하는 동안에도 내 옆에 와 앉아 잠을 자는 녀석도 있다.
각각의 고양이들도 관리가 매우 잘 되어 있는 편이다. 모두 건강해 보이고 온순한 고양이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내부의 청결 상태도 관리가 잘 되어 고양이 털이 많이 날리지 않는다. 직원들도 수시로 카페를 다니며 청소 및 물품을 정리한다. 다만 지린내가 나는 것은 고양이 카페의 만국 공통적 특징인가 보다.
카페 내 기온은 반팔 티셔츠를 입고 오래 앉아 있어도 덥지 않을 수준의 온도이다. 쿠알라룸푸르에서 꼭 필요한 것이 휴대성이 좋은 얇은 재킷이다. 밖은 매우 덥지만 건물 내부는 에어컨을 세게 틀어 놓기 때문에 한국인은 감기나 냉방병에 걸리기 딱 좋다. 그러나 여기 고양이 카페는 고양이들의 건강을 위해서 인지 온도를 적정하게(반팔을 입고 몇 시간을 앉아 있어도 되는 정도) 유지하고 있어 그 점도 좋은 점이다.
*TMI : 의외로 현지인들은 우리나라에서 초가을에 입을 법한 긴팔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꽤 있다.
4. 아빠에게도 제일 좋은 장소, 고양이 카페
쿠알라룸푸르까지 와서 고양이 카페에서 이렇게 오랜 시간을 보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빠와 떨어져 고양이들과 재미있게 지내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이곳이 아빠들에게 제일 좋은 장소라는 것을 느낀다. 쿠알라룸푸르에 한 달 살기를 왔는데 아이들과 한 공간에 있으면서도 조용히 업무를 하거나 책을 읽고 싶은 분들에게 최적의 장소이다. 고양이 카페를 방문하게 되면 마스크와 물을 챙겨가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