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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한달 살기

필리핀 세부 필인터어학원 가족연수 후기 4: 수업 구성과 수준

by 꿈꾸는자가오는도다 2024. 1. 26.
목차
1.     레벨 테스트를 통한 수업 배치
2.     1:1 수업과 그룹 수업
3.     담임교사제(Buddy Teacher)운영
4.     발음과 티칭 역량
5.     중요한 것은 나의 노력

 

필인터어학원에서의 수업은 레벨 테스트를 통해 아이들과 부모님들을 각 수준별로 배치한다. 수업은 1 on 1 수업과 SGC(Small Group Class, 8명 이하), BGC(Big Group Class)로 구성된다. 수업의 난이도는 레벨테스트의 결과에 따라 구성됨으로 개인의 영어 수준마다 다르다. 대부분의 수업마다 교재(복사본)가 있고 꼭 구매를 해야 한다. 아이들의 경우 일 6~8개의 class, 부모는 일 4개의 수업으로 구성된다.

 

1.  레벨 테스트를 통한 수업 배치

필인터어학원의 첫날 오전에는 모든 연수생들이 레벨테스트를 받는다. 레벨테스트는 듣기, 말하기, 쓰기, 문법, 읽기로 구성되며 말하기 외 나머지는 그냥 시험문제를 푸는 것과 같다. 말하기의 경우는 시험지를 통한 테스트 중간에 각 방으로 한 명씩 인도되어 1 on 1으로 잠깐의 대화를 나누는 수준이다.

 

레벨테스트를 오전에 마치면 오후에 결과가 분석되어 나오고 각 결과지를 수령한 후 아이와 함께 head teacher께 컨설테이션(consultation)을 받으며 원하는 수업 형태를 협의하게 된다. 나의 경우는 문법과 읽기 수업은 빼고 듣기, 스피킹, 쓰기 수업을 중심으로 구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딸의 경우는 주로 말하기 위주의 수업으로 구성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레벨테스트 결과를 중심으로 수업과 선생님이 각 과목별로 선생님이 배정되는데 수업의 난이도가 맞지 않거나 선생님의 티칭 스킬이 나와 맞지 않는 경우 오피스에 바꿔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여기 오피스는 한국인 부원장 및 스탭 3인이 상주하고 있고, 그 외 사항에 대해서도 피드백이 빠른 편이다. 따라서, 수업에 관한 것 외에도 여러 가지 문의사항 등을 수시로 물어보면 된다. 어학원 자체 규정에 따라 모든 학생들에게 제도적으로 시행되는 부분에 대해선 변경 등이 안되지만 개별적 문의와 요청사항에 대해서는 친절하고 적극적으로 안내해주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인다.

필인터어학원 레벨테스트 결과지

 

2. 1:1 수업과 그룹 수업

학부모 수업 과정은 Guardian Course로 부르며, 아이들의 경우 TOFLE, ILETS 등 특정한 과정에 등록하지 않는 한 ELS Course로 부른다. 수업은 1 Class 당 45분 수업으로 아이들의 경우 일 총 8개의 수업으로 구성되며 보통은 1 on 1 수업 5개, 그룹 수업 3개로 구성된다.

Guardian Course의 학부모의 경우 4개의 수업이 배정되며 보통은 1 on 1 class 3, SGC 1개로 배정되며 개인이 따라 구성이 다소 다르다.

정규 수업은 개인마다 시간표가 다르지만 첫 수업은 8시에 시작하고 마지막 수업은 5시에 끝난다.

자녀 시간표
학부모 시간표

 

6시 이후 학생들을 대상으로 “EVENING REVIEW CLASS”라는 클래스를 통해 학생들의 셀프 스터디를 현지 교사가 옆에서 도와주는 시간이 8시까지 진행된다. 이 시간의 참여는 초기에 시간표 정할 때 참여 여부를 정할 수 있다. 선생님이 강의를 하는 것은 아니고 그룹 강의실에 아이들이 들어가 각자 그날 받은 homework을 도와주거나 자습하는 것을 지켜봐 주는 정도이다.

 

1 on 1 수업의 경우 작은 방에서 선생님과 앉아서 교재의 내용을 배우거나 대화하는 형식이며, 그룹 수업의 경우 레벨이 비슷한 학생들끼리 한 그룹에 모여서 수업을 하는 것이다. 그룹수업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8명 이하의 학생으로 구성되는 SGC8명 이상의 학생으로 구성되는 BGC이다.

그룹 수업의 경우 비슷한 레벨의 학생끼리 그룹핑되기 때문에 수업 참여 시 이해 못 해서 민망해하지 않아도 되고 또 우린 다 배우러 왔기 때문에 영어를 못하는 것에 대해 서로가 크게 인식하지 않는다.

1 on 1 수업 교실
그룹수업 교실

3. 담임교사제 운영(Buddy Teacher)

다른 어학원도 이렇게 하는지는 모른다. 적어도 필인터어학원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버디티처(일종의 담임교사)가 지정되어 매일 아이들이 들은 수업에 대한 내용과 숙제를 종이에 적어서 학부모에게 전달된다. 이를 Daily Buddy Report라고 하는데 학부모가 아이들이 각 과목마다 어떤 숙제가 주어졌는지를 파악하는데 유용하다. Reporting 수준이 아주 자세하진 않지만 매일매일 나의 자녀가 각각 수업에서 어떤 것을 배우고 있는지를 모니터링하는데 간편하면서도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은 작은 것이지만 좋은 시스템 같다.

학생들의 Daily Buddy Report

4. 발음과 티칭 역량

필리핀 어학연수를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크게 2가지를 중점으로 고민하라고 충고하고 싶다. 첫째는 발음이고 둘째는 어학원 내 교사 간 티칭 편차이다. 우선 발음의 경우는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라면 발음이 좋지 않아도 잘 알아들을 수 있다. 하지만 영어실력이 형편없는 나의 경우는 첫 주에는 발음이 익숙하지 않아서 애를 먹었다. 여기 어학원에서도 발음이 매우 좋지 않은 교사가 있는 반면 영미권 수준의 발음을 하는 교사도 있다. 교사들마다 편차가 큰 편이다.

 

티칭 역량의 경우는 다소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교사들마다 티칭 역량이 모두 다르고 TESOL이나 교육학 또는 사범대학을 나온 교사들이 아니며 티칭을 위해 어떤 코스와 훈련을 받았는지 우리는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영어를 잘 가르치는 교사를 만나는 것은 복불복이다.

 

나의 경우에는 4개 과목마다 교사가 모두 다르며 티칭 스킬도 모두 다르다. 2명은 신뢰할 수 있지만, 나머지 2명은 아직도 티칭 역량에 대해 잘 모르겠다(물론 내가 영어실력이 부족해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 여기 교사들은 어린아이부터 성인까지 영어 초보 수준의 학생과 적게는 수개월, 많게는 1~2년 동안 수업을 했기 때문에 단어만 나열하는 수준이라도 교사는 잘 알아듣는다.

 

그런데 문제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표현을 어떻게 교정해야 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어떤 표현을 써야 하는지를 잘 코칭을 해주어야 선생님을 만나면서 언어구사 능력이 점차 증진될 텐데 콩글리쉬를 막 써도 의사소통이 되는 수준이니 이런 상태라면 영어실력이 정체될 것 같은 불길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가족연수로 오는 분들은 대부분 4~6주 동안만 여기서 지낸다. 따라서 이렇게 단기간일수록 더욱 정교하고 전문화된 티칭 스킬이 요구된다. 이런 아쉬운 점에 대해서 여기 교사와 토론한 적이 있다. 교사 말로는 어린아이들 경우는 머리에 빈 공간이 많기 때문에 특정한 티칭 스킬 없이도 일상적인 대화나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 등으로 언어능력이 향상될 수 있는데, 성인의 경우는 스스로 듣고 말하는 훈련을 해야 하고 수업에 와서 물어봐야 한단다. 그래서 자기도 발음과 듣기 훈련을 위해서 넷플릭스를 자주 본다고 했다.

 

예기치 못한 교사의 결석과 이에 따른 변경도 잦은 편이다. 이는 방학 때 많은 연수생들이 붐비는 특성 때문에 단기간의 계약직 교사를 충원하다 보니 생기는 문제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의 경우 1개 수업은 첫날 인사한 후 둘째 날부터 지금까지 해당 교사가 계속 결석 중이라서 대체교사와 수업을 하고 있다. 또한 다른 과목은 수업을 위해 앉아 있는데 교사가 잠깐 기다리라고 말하더니만 갑자기 대체 교사가 들어와서 수업을 하였다. 이유는 어학원에 방문한 유학원 업체들을 대상으로 어학원 소개 프레젠테이션을 하러 갔단다. 또 다른 수업은 1주일 수업하고 나니 교사가 어학원을 퇴사하여 다른 교사로 변경되었다. 이렇게 학생 요구나 사정이 아닌 어학원 측 사정으로 교사가 변경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적어도 나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런 상황들은 어학원 내 교사 관리시스템과 역량 있는 교사를 확보 및 유지하기 위한 시스템이 부실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고 보인다.

 

5. 중요한 것은 나의 노력

역시나 중요한 것은 나의 노력이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한국에서 영어교사는 자신이 영어를 잘하고 좋은 스코어를 가졌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영어를 가르친다. 또 학생들의 높은 기대감에 충족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여기 필리핀에서는 그런 교사를 만나기 쉽지 않다. 그러므로 1 on 1 수업이든 그룹 수업이든 학생 스스로가 열심히 준비하면서 노력해야 본전을 뽑을 수 있다. 어학원 인적구성과 시스템이 학생들이 본전을 뽑도록 전문화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수업시간에 적극적으로 선생님께 요청하여야 하며 선생님이 나와 맞지 않는다면 신속하게 오피스에 요청하여 교체하고, 공강 시간에는 예습 복습을 열심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